지난 6월 10일, 로이사랑나눔회 주최로 서울 양천문화재단 전시관에서 열린 장애인 화가 5인전 ‘Beyond the Border’를 관람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장애인 예술가’라는 정체성을 드러내는 데 머무르지 않고, 각 작가가 가지고 있는 독자적인 미적 언어와 표현 방식을 통해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데에 충분히 흥미로웠습니다.

참여 작가는 총 다섯 명으로, 서로 다른 그림 방식 통해 각기 다른 접근법으로 감각과 경험을 표현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신체적 조건이나 사회적 인식에 의해 규정되는 ‘장애’의 범주를 예술의 장 안에서 재구성하였다고 느껴졌는데요. 돼지나 양처럼 동물을 주인공으로 한 그림들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시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세상의 모든 경계를 넘어’였지만, 물리적 경계라기보다는 정체성과 사회적 시선, 미학적 관습에 대한 문제제기로 느껴졌습니다. 이 전시가 흥미로웠던 지점은, 장애라는 요소가 표현의 한 방식으로 통합되어 있다는 점이었는데요. 작가들은 장애를 극복의 서사로 제시하지 않고, 자신들의 감각과 리듬을 담아낸 ‘다른 방식의 시선’으로 풀어냈다고 느껴졌습니다.

‘경계 너머’를 말하기 위해선 먼저, 우리가 어디에 선을 긋고 있는지 자각하는 과정이 필요하는 생각을 문득 했습니다. 이 전시는 그 시작점에 놓인 하나의 시도이자 제안이 아닐까요.

예술은 때로 감동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할 수 있고 생각합니다. 그건 다른 감각, 다른 문법, 다른 시선을 받아들이는 일일 것이고요. ‘Beyond the Border’는 감각의 전환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