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왔다. 교회마다 여름행사 준비가 시작되었다. 언제부터 여름이 ‘행사’하는 때가 됐을까? 사실 여름은 일종의 대안교육을 할 수 있는 기회이다. 이른바 교실교육이나 기본교육으로 감당할 수 없는 것들을 배우고 훈련하는 기회 말이다. 다윗도 대안교육을 받은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무덤에 내려간 것 같은 때도 낙담치 않고 기도하며 버티는 믿음(1-2절)을 교실에서 배울 수 있었을까? 악인들의 권모술수를 하찮은 것으로 꿰뚫어 볼 수 있는 혜안(3-5절)을 기본교육으로 얻을 수 있었을까? 하나님이 힘이 되어 주시고 방패가 되어 주신다는 감격에 겨워 부르는 찬송(6절이하)을 예배당에서 배울 수 있었을까? 광야는 그리고 고난의 때는 다윗에게 학교였다. 거기서 그는 하나님의 커리큘럼대로 대안교육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오늘 한국교회는 스스로를 대안교육과정이거나 대안교육기관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입시학원과 취업학원이 돼버린 교실밖에 모르는 우리 아이들에게 하나님과 인생과 꿈을 듣고 배울 기회를 주지 않겠는가. 그래야 다음세대가 희망의 길을 열 수 있지 않겠는가. 대한민국에서 '교육 희망 찾기'에 골몰한다는 분들 39명이 핀란드를 다녀와서 낸 책이 있다. <핀란드 교육혁명>이란 책이다. 그 책 중에 실린 도종환님의 시를 읽으며 가슴이 뛰었다. 두 연만 함께 읽어보자. “아는 걸 다시 배우는 게 아니라 / 모르는 걸 배우는 게 공부이며 / 열의와 속도는 아이마다 다르므로 / 배워야 할 목표도 책상마다 다르고 / 아이들의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거나 늦으면 / 학습 목표를 개인별로 다시 정하는 나라 / 변성기가 오기 전까지는 시험도 없고 / 잘했어, 아주 잘했어, 아주아주 잘했어 / 이 세 가지 평가밖에 없는 나라 // 친구는 내가 싸워 이겨야 할 사람이 아니라 / 서로 협력해서 과제를 함께 해결해야 할 멘토이고 / 경쟁은 내가 어제의 나하고 하는 거라고 믿는 나라 / 나라에서는 뒤쳐지는 아이가 생기지 않게 하는 게 / 교육이 해야 할 가장 큰일이라 믿으며 / 공부하는 시간은 우리 절반도 안 되는데 / 세계에서 가장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보며 / 그는 입꼬리 한쪽이 위로 올라가곤 했다” 시의 제목은 “북해를 바라보며 그는 울었다”이다. 아마도 함께 간 누군가가 대한민국의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운 것이 아닐까 싶다. 울만하지 않은가? 학교마다 서울대 합격생 이름만 현수막에 박아 넣고 축하하는 나라, 외고니 목적고니 자사고니 하는 오직 입시를 위해 존재하는 희한한 발명품이 있는 나라, 내 아이를 붙여달라는 기도가 남의 아이는 떨어뜨려달라는 기도는 아니라고 믿고 있지만 남의 아이는 붙고 내 아이가 떨어지면 하나님께 기도한 일이 억울하게 느껴지는 나라.. 거기서 아이를 키운다는 게 너무 팍팍해서 운 것은 아닐까? 입시와 관계없는 대안학교 하나 세우고 싶다. 주말에 교회에서 하는 프로그램도 입시보조학원 같은 것 말고 예수리더십학교 같은 도시형 주말대안교육과정을 해보고 싶다. 그게 세상의 희망과 생명의 길을 선포하는 교회가 해야 할 일 중에 하나라고 믿는다. 누군가 묻는다. 그런 학교에 누가 오냐고.. 교사는 누가 할 거냐고.. 교사들 월급은 누가 주냐고.. 하나님이 다 해결해주시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그랬더니, ‘그럼, 곧 시작하겠네?’한다. 어째 그 말투에서 반가움과 신뢰가 느껴지지 않는다. 어쨌든 나는 매년 현수막 하나씩 걸 꿈을 꾼다. 거기엔 ‘세상의 희망’으로 출발하는 모든 아이들의 이름과 그네들의 꿈이 새겨져 있을 것이다. 기도하고 기대하고 기다리면 이루어진다고, 우리 교육전도사님이 설교하시던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