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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오 이야기 프린트   
희망방송  Homepage Email [2016-04-20 17:27:50]  HIT : 465  
요즘 한약과 관련하여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바로 폐경기 여성에게 좋다고 알려져 인기를 끌고 있는 한약재 ‘백수오(白首烏)’가 함유된 건강식품들을 검사해 봤더니 진짜 백수오가 함유된 것으로 확인된 것이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혼란에 빠져 환불을 요구하고 있고 한 업체는 검사 결과에 반발하여 소송을 내기도 했다고 하며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사실 이런 혼란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기도 합니다.


백수오는 박주가리과의 은조롱(Cynanchum wilfordii Hemsley)의 뿌리를 건조한 약재입니다. 사실 백수오는 조금은 복잡한 기원을 갖고 있습니다. 백수오는 백하수오라고도 불렸는데, 중국에서 오래 전부터 사용되어오던 ‘하수오(何首烏)’라는 약재와 비슷한 효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하수오와 혼용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하수오와 백수오는 기원식물의 과가 다른 전혀 다른 약재입니다. 하수오는 어느 노인이 이 약재를 복용하고 흰 머리가 검게 변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자양강장 효과가 뛰어난 약재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하수오가 귀해서 비슷한 효능을 가진 은조롱을 많이 사용해 온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하수오와 백수오를 구분하기 위해 색깔이 붉은 하수오를 적하수오, 색깔이 흰 백수오를 백하수오라고 구분해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이 백수오는 중국에서는 전혀 사용되지 않는, 우리 나라의 약전에만 규정되어 있는 약재입니다.

그동안은 국내에서 더 귀한 약재인 하수오를 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생각했는데 최근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백수오와 몇가지 한약재를 섞어 추출한 복합추출물이 여성의 갱년기 증세를 완화시키는 데에 아주 좋은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가 발표된 것입니다. 한 의사 단체 이름의 TV 광고에까지 등장하면서 백수오 신드롬을 일으키며 귀하신 몸이 된 것입니다. 그러면서 백수오라는 이름을 단 건강보조식품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한가지 문제가 잠재되어 있었습니다. 백수오와 비슷한 ‘이엽우피소’라는 식물이 백수오와 혼동되어 사용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도 은조롱(백수오) 대신 이 이엽우피소를 백수오로 표기하여 제품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둘은 비슷하게 생겼고, 같은 과에 속한 만큼 친척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약재로 사용되는 백수오와는 달리 이엽우피소는 검증된 재료가 아니므로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엽우피소가 백수오보다 쉽게 재배할 수 있으므로 훨씬 값이 쌉니다.


이번 백수오 사태엔 몇가지 오래 묵은 문제들이 밑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우선 한약재에 대한 너무 느슨한 인식입니다. 한의원에서 한약재로 사용하는 것은 일정한 기준에 맞춰 규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민간에서 통용되는 것은 비슷한 종류들이 이리저리 많이 섞여 있습니다. 백수오와 이엽우피소처럼. 그리고 또 한가지는 어떤 약재 혹은 물질이 어디에 좋다 하면 너무 쉽게 거기에 쏠리는 현상입니다. 정확한 문제를 찾아내고 처방을 받기 보다는 어디에 좋다고 하면 무조건적으로 복용하는 것입니다.

조선시대 우리 나라에서는 의원을 찾기 힘든 사람들이 급할 때 주위에 있는 약재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약재들을 정리한 책들을 여러 차례 펴냈습니다. 동의보감에도 한약재 이름에 한글로 사람들이 흔히 부르는 이름을 덧붙여 놓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오히려 혼란을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사실 예전에는 지방마다 쓰는 명칭이 다른 경우가 많았으므로 약재들을 잘못 사용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어떤 이름의 약재가 정확히 무엇을 가리키는지 명확하지 않아 비슷한 식물이 혼용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여기에다 자기 몸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지 않고 무엇이 어디에 좋다는 막연한 지식만 갖고 함부로 약을 복용하는 경우도 있어 오히려 건강에 위협이 되는 일도 볼 수 있습니다. 의원을 만나기 힘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려고 했던 것이 병의원의 문턱이 많이 낮아져 그럴 필요가 없는 시대에 오히려 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는 요소가 되어버린 듯합니다.


건강을 위해서라면 스스로 진단을 내리고 처방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전문지식을 가진 의료인의 도움을 구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 너무 당연한 이 이야기가 상식으로 통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2. 갱년기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