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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의 마음없이는 할 수 없는 직업, 요양보호사 프린트   
희망방송  Email [2016-05-02 17:40:21]  HIT : 60  
요양보호사는 2008년 7월 고령화사회를 위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도입하면서 생겨난 자격이며 직업이다. 치매·중풍 등 노인성 질환으로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노인요양 및 재가시설에서 신체 및 가사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요양보호사에게 오물을 치우거나 기저귀를 가는 고된 노동은 일상이다. 보통 24시간을 꼬박 일하고 다음날 하루 쉬는 ‘퐁당’ 근무를 한다. 일하는 24시간 동안은 잠시도 긴장을 풀 수 없다. 혼자서 7~8명의 치매 노인, 몸이 불편한 노인을 담당해야 한다. 요양보호사들은 “봉사의 마음 없이는 할 수 없는 고된 직업”이라고 말한다. 5년차 요양보호사 김말희 씨(54) 의 하루는 오전 8시부터 시작된다.

“집에서 병원까지 거리가 약 1시간 거리에 있어서 일찍 출근해야 합니다. 보통 8시에 병원에 도착하면 전날 근무자와 야간 상황을 인수인계한 뒤 교대해 ‘욕창 진행 상황’이나 ‘식사 여부’ 등을 확인합니다.”

김 씨의 첫 일과는 청소다. 병실, 복도, 계단까지 모두 쓸고 닦는다. 기저귀가 불편하다며 찢어버리는 치매 노인들이 있기 때문에 병실은 오물투성이인 경우가 많다. 오물을 만져서 손톱 사이가 더러워진 노인도 함께 씻긴다.
김 씨 혼자 담당하는 8명의 노인 중 7명이 기저귀를 찬다. 기저귀 교체는 가장 힘든 일 중 하나다. 치매 노인이나 몸을 쓰지 못하는 노인들은 한 사람씩 들어 올려서 갈아야 한다. 기저귀를 갈고 나면 몸이 무거워 다리가 끌릴 정도로 녹초가 된다.

“건강 확인도 체크해야 해요. 혈당, 호흡, 맥박, 체온, 혈압 등을 검사, 기재하고 나면 옷과 이불 등 빨래꺼리를 해결해야 합니다. 식사는 직접 먹여주거나 턱받이를 해줘야 할 때도 있어요. 우리에게 별도의 식사시간은 없어요. 노인들이 보이는 자리에서 식사하고, 밥을 먹다가 부르면 달려가야 하기 때문에요.”

병원이나 복지관 등에서 낮 시간 동안 별도의 웃음치료, 미술치료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요양보호사들은 노인 옆에서 치료를 돕는다. 그리고 프로그램이 끝나면 다시 기저귀를 간다. 하루 6~8번 정도 갈아야 한다. 변비가 있어 대변을 보지 못하는 노인들은 손을 항문에 넣어 변을 빼내기도 한다.

“이런 일상이 하루 종일 반복돼요. 요양보호사의 노동력 대비 대우나 처우가 개선돼야 누군가의 부모님인 어르신들이 더 행복한 여생을 보낼 수 있는 것 아닐까요.”

김 씨의 사례에서 보듯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출범 7여년 만에 ‘국민의 효’보험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식들조차 할 수 없는 온갖 궂은일을 마다않고 해 주었던 요양보호사들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자 수는 현재 약 640만명이다. 통계청 인구추계에 따르면 2017년에 65세 이상 고령자가 700만명을 넘어 처음으로 0~14세 인구를 추월하게 된다. 2025년에는 그 수가 1000만명을 돌파해 전체 인구의 약 20%에 달할 전망이다. ‘고령자 1000만 시대’까지 10년 남짓 남은 셈이다.
이렇듯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현실에서 노인인구 급증에 따라 요양보호사의 역할도 점차 커지고 있지만, 그 처우와 사회적 인식은 열악한 것이 현실이다.

복지부는 요양보호사제도 도입 당시 사회적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240시간 교육이수만으로 요양보호사자격을 취득하게 하였다. 2010년 이후 요양보호사교육기관에서 교육과정을 이수하기만 하면 자격증을 부여함으로써 요양보호사 과다배출 및 질적 저하가 장기요양보험제도의 공공성을 해친다는 이유로 노인복지법 일부를 개정, 자격시험을 시행하고 있다.

2014년 현재 요양보호사 자격 취득자는 전국적으로 120만 명 이상이 배출되었고, 이중 활발히 활동중인 요양보호사는 30여만 명으로, 4~50대는 물론 60대 이상의 여성인력들이 대거 참여하여 전체 수의 91.3%를 차지하였다.
그 결과 2014년 6월 기준 장기요양기관은 재가 1만1,658개소, 시설 4,867개소에서 257,897명의 일자리를 만들어내 요양보호사=전문가집단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한 것처럼 보였으나 그들은 지금 장기요양시장에서 방황하고 있다. 일을 모르거나 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앞서 소개한 김말희 씨의 사례처럼 일에 겁을 내고 있는 것이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도 힘든 노동, 요양서비스 제공에 대한 보상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그 일은 끝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양보호사들의 처우개선에 대한 욕구 못지않게 노인들을 부양하고 있거나 그 당사자인 노인들의 서비스에 대한 욕구는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11월, 건강보험공단이 노인장기요양보험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장기요양 급여 비용의 적정성을 검토하기 위해 설립한 강남구 세곡동에 위치한 서울요양원에는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때문에 혼자 살 수 없는 150명의 노인이 생활하고 있다. 요양원에는 1,2,4인실로 구성된 47개의 방이 있고, 4~5개의 방마다 각각 요양보호사가 배치돼 노인 환자들을 돌본다.

병원 가는 길에 허리를 다쳐 혼자 움직일 수 없게 돼 요양원에 들어온 정필진(89) 할머니는 “요양보호사들이 늘 사근사근하게 말하고 친절해서 집에 있는 것처럼 보호 받는다”고 즐거워했다. 옆에 있던 할머니의 아들은 "생각보다 요양원이 너무 좋다. 도와주시는 간병인도 친절하고 다정다감해서인지 어머니가 오시자마자 마음을 놓고 웃으셨다. 그 모습을 보니 믿음도 가고 선진국이 맞다는 게 실감난다."고 만족해했다.

또 경증 치매로 사설 요양원에서 3년 정도 지낸 경험이 있는 김춘배(91) 할머니는 “요양보호사들이 큰소리 한번 안내고 잘 해준다.”며 “요양원 시설도 좋지만 서로 정을 나누며 지내는 게 좋다. 어느 자식들이 이렇게 우릴 대해 주겠냐”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서울요양원에서 지내는 노인들은 물론이고, 요양보호사들의 만족도도 아주 높은 편이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요양보호사는 모두 75명. 이 가운데 주ㆍ야간 근무를 번갈아 하며 입소노인의 신체활동과 목욕, 대소변 수발, 식사 수발과 물리치료 보조, 병실 청소 등을 담당하는 인력은 70명이다. 근무 인원은 배치기준인 입소자 2.5명당 1명보다 10명 더 많지만 일손은 항상 부족한 편이다.
요양원의 표준모델을 제시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서울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들의 처우 문제는 시설관리나 치료 못지 않게 입소 노인들에 대한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중요한 항목이다. 요양원 측은 복도 한 켠에 발마사지기와 파라핀 치료기 등을 구비해 요양보호사들이 잠시나마 쉴 수 있도록 배려했다.
박해구 서울요양원 원장은 “요양보호사는 봉사정신을 갖춰야 하는 특수 직업인”이라며 “현재 일하고 있는 직원들은 전부 계약직이지만 일정 수준의 평가 후 점차 정규직으로 전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요양보호사협회 김영달 회장은 “서울요양원의 사례는 상당히 바람직한 모델이지만 대부분의 요양보호사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며 “요양보호사가 지켜야 할 도덕적 질서를 유지하면서 개인의 경제활동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작업환경 및 처우개선이 이루어지도록 사회적 지지환경을 마련해야 하며 충분한 보상을 어떻게 제공해야할 지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요양서비스는 사람을 상대로 제공하는 복지서비스이다. 단순히 지식이나 기술로만 서비스를 제공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요양보호사는 개인의 경제활동 욕구를 충족시킴과 동시에 노인을 내 가족같이 돌보겠다는 확실한 직업윤리관을 가져야 할 것이다. 또한 무엇보다 우리사회는 힘든 업무를 소리 없이 해내고 있는 요양보호사들에 대한 격려와 지지, 사회적인 보상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과 구체적인 방안이 적절하게 필요한 때이다.

 

     4. 푸른 코트위의 기린아, 임호원
     2. <그래도 괜찮은 하루> 베니의 구경선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