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페이지
  희망방송로고 너의 행사를 여호와께 맡기라 그리하면 너의 경영하는 것이 이루리라 잠언서 16장 3절
 
칼럼
임수임의 시선
한방에세이
시편여행
IN장애인
세상사는 이야기
이재무의 시 산책
새와 풀꽃 이야기
 
 
 
   
 
세상사는 이야기
 
가이드 러너, 그 아름다운 동행 프린트   
희망방송  Email [2016-05-02 17:42:38]  HIT : 58  
장애인스포츠 영웅들과 함께 뛰는 이름 없는 영웅들
종목마다 명칭 달라도 그들은 모두 ‘아름다운 동반자’

‘손등을 두 번 치면 빠르게!’
‘한 번 치면 천천히!’
‘손을 잡으면 장애물이 있는 거예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시각장애인돕기 제2회 행복한가게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수많은 선수들 사이에 눈길을 끄는 선수들이 있었다. 짙은 색 선글라스를 낀 선수들이 그 옆의 선수에게 50센티미터 남짓의 파란색 끈을 묶고 있다.

이들이 바로 24명의 시각장애인 마라토너, 그리고 그 옆이 가이드 러너들이다. 파란색 끈은 시각장애인 선수가 방향을 잘못 잡거나 다른 주자들과 부딪치는 것을 막기 위해 방향을 잡아주기 위한 것이다.

가이드 러너, 이들은 시각장애인 마라토너의 경기를 돕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오로지 장애인 선수의 눈이 되어 달리는 이름 없는 마라토너이다.
최근에는 가이드 러너라는 용어가 마라톤에 국한되지 않고 종목과 관계없이 장애인 선수를 돕는 보조 경기자를 일컫는 말로 통칭되고 있다.

즉, 수영 선수의 턴 동작을 돕는 ‘태퍼(tapper)’, 사이클 선수 앞에 앉아 방향을 잡아주는 ‘파일럿(pilot)’, 5인제 축구의 비장애인 ‘키퍼(keeper)’까지, 역할이나 명칭은 조금씩 다르지만 가이드 러너의 목적은 같다. 바로 장애인과 하나 되어 그들의 경기 진행을 도와 원활한 경기를 치르게 한다. 따라서 2012년부터는 그들에게도 메달이 수여되고 있다.?

시각장애인 마라토너 신현성(시각장애1급, 55) 선수는 1991년 32살 때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잃다. “전날 저녁까지는 책을 읽었는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눈이 안 보였어요.”

그렇게 시력을 잃은 지 10년 만에 그는 처음으로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해 성공했다. 처음에는 걷는 것도 힘들었고 뛰다는 건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그는 마라톤에 도전하기 위해 수백 번 아니 수천 번을 넘어지면서 연습했다. 이때 그와 함께 달려주는 가이드 러너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날 24명의 시각장애인 선수와 가이드 러너의 목표는 하나, 서로의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완주하는 것. 마침내 그들 24+24명의 선수들은 전원 완주했고, 신씨는 하프 코스에서 1시간 33분 55초 14를 기록, 3위에 올랐다.

시각장애 스키 코치 역시 마찬가지다.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내내 서로가 대화를 주고받는다. 가이드 러너는 5~7m 정도 앞서 나가며 선수의 시야를 대신 확보해 준다. 일반적으로 블루투스 무전기를 연결해 알려주는데,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고’ ‘슬로’ ‘스톱’ ‘턴’ 등의 짧은 신호로써 의사소통을 한다.

미숙아 망막증으로 왼쪽 눈의 시력을 잃었고 오른쪽 눈은 바로 눈앞의 사물만 겨우 알아볼 수 있는 알파인스키 양재림(26) 선수. 2014 소치 동계패럴림픽 알파인스키 시각장애 부문 4위를 차지한 그녀 역시 소리와 몸짓으로 방향을 알려주는 가이드 러너와 함께 2018 평창 패럴림픽에서 한국인 최초로 금메달에 도전한다.

“눈을 감고 스키를 탄다고 생각해보세요. 아마 보통 때보다 10배는 빠르게 느껴질 거예요. 갑자기 몸이 뚝 떨어지는 느낌, 롤러코스터를 눈 감고 타는 기분이죠.”

어려서부터 스키를 좋아했던 그녀는 최악의 경우 부상으로 완전 실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부모님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포함해 하루 6~9시간씩 훈련에 매진한다.

동계 패럴림픽에서는 알파인스키와 크로스컨트리스키, 바이애슬론 3개 종목에서 시작장애인 경기가 치러지며, 가이드 러너는 광폭 스피커와 육성을 통해서 이들의 경기를 돕게 된다.

오직 장애인스포츠에만 있는 보치아 역시 가이드 러너가 필수적이다. 보치아는 뇌성마비 장애인이나 기타 중증 장애인을 위한 재활 스포츠인데, 표적을 정해놓고 그 방향으로 공을 굴려 가까이 간 공이 많으면 이기는 경기다.

BC1부터 4 등급까지 분류되는데 숫자가 높을수록 장애 정도가 심하다. BC3급 선수들은 모두 최고 중증 장애를 가진 선수들로, 보행은 물론 일상생활도 불가능할 정도다. 이런 장애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홈통(공을 잘 굴릴 수 있도록 돕는 보조기구)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때문에 필수적인 보조자(가이드 러너)가 생겨났고 선수의 휠체어 이동과 홈통의 조작, 그리고 굴리기 동작 등을 보조할 수 있다. 단, 보조자는 경기 진행 중 경기장을 바라볼 수 없으며 경기상황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교류할 수 없다.

장애인 5인제 축구는 보조자의 개념이기보다 키퍼라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되어 있다. 시각장애 축구의 경우 소리 나는 공으로 경기하는데 공이 뜨게 되면 방울이 움직이지 않게 되어 소리가 나지 않는다. 따라서 시각장애 선수들이 떠 있는 공을 인지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시각장애 스포츠 중 네트 종목인 배구나 탁구에서 일반 네트 종목과 다르게 네트 밑으로 공이 다니게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장애인이 키퍼를 맡아 골을 막는 역할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위치를 조율하고 경기상황을 알려주는 막대한 임무를 수행한다.

이처럼 장애인스포츠 현장에는 다양한 형태로 비장애인이 가이드 러너로 참여하고 있다. 기록보다 참여하는 것 자체를 즐길 수 있게 돼 행복하다는 그들, 비록 인간승리의 영웅은 아니지만 장애를 가진 선수들이 영웅이 되도록 도와주는 보조자로서 보람을 느낀다는 그들, 스포츠를 통한 ‘어울림’을 실현하려는 가이드 러너들이 있기에 장애인스포츠가 더욱 빛난다.
                        

 

     11. 구수한 빵 싣고 행복을 실어 나르는 ‘SPC그룹 해피봉사단’
     9. 나무 모형배 만들며 세상을 항해하는 휠체어장애인 서우하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