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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다리 물떼새 프린트   
현동선 작가  Homepage Email [2016-06-28 23:11:42]  HIT : 118  

 

 

<장다리 물떼새 둥지와 알>

 

 

 

<천적이 나타나면 아기 새들을 불러 모아 엄마 새 주변에 있게 한다>  

 

 

 

 <붉은 긴 다리가 마치 홍개 다리처럼 느껴지네요>

 

 

 <호수 위를 멋지게 날고 있는 모습>

 


 

 <파란 하늘을 캔버스 삼아 날고 있는 장다리물떼새>



장다리물떼새

 

서산 천수만의 해미천에 짙게 드리웠던 물안개가 걷히자

물가에서 남몰래 데이트하는 새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몸에 비해서 다리가 무척 길게 보이는 새, 서산을 상징하는 장다리물떼새 무리였다.

서산의 새인 이 새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마치 많은 시간을 공들여 화장을 하고 나온

서울 아가씨 같은 세련미가 겨울 내내 천수만을 장식하던 오리들과는 비교가 안된다.

 

20년 전, 서산으로 이사를 온 후에 처음 만난 새가 바로 장다리 물떼새였다.

회사 바로 옆의 논에는 이 새의 둥지가 여기저기 흔하게 있어서 이곳에는 이런 새가 많이 살고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어느날 이 새의 생태를 담아 보려고 카메라를 두 개나 가지고 둥지가 있는 간척지 논으로 들어가 보았다.

어떤 둥지에는 알이 네 개 있었고

어느 둥지에는 이미 알에서 부화되어 깃털을 말리고 있는 귀여운 새끼가 네 마리 있었다.

둥지에 가까이 가면 장다리물떼새들이 모여 들어서 시끄럽게 소리를 내며 내 얼굴을 스치듯 날아가곤 하였는데

아마 자기 둥지에 접근하는 것을 막아 보려는 요량이었을게다.

 

그 당시에는 망원렌즈가 워낙 귀하고 비싼 가격에 거래가 되던 시기라

초점 길이가 짧은 렌즈를 가지고 둥지 근처에 가까이 가 보았는데

아뿔사! 서서히 몸이 논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몸을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점점 더 깊이 빠져 들어갔다.

양손에 들고 있던 카메라를 높이 치켜들고 여기저기 돌아 보았으나

넓은 농경지에는 나를 도와 줄 사람이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몸이 허리까지 빠져 들어가는 순간, 예전에 바닷가의 갯벌에 빠졌을 때 써 먹었던 방법이 생각 났다.

마치 배영을 하듯 몸을 논바닥에 눕히고 두 발로 열심히 흙을 밀어냈다.

거짓말처럼 몸이 조금씩 밀려 나왔다.

잠시 후 바닥이 조금 굳어 있는 곳까지 나왔을 때에는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간척지 논의 끈끈한 흙이 장화에 가득 찬 것은 말  할 것도 없고 옷 속에도 흙과 논물이 가득차서 내가 보아도

한심스러웠다. 옆에 있던 미꾸라지가 말을 할 수 있었다면 "반갑다 친구!"라고 이야기 했을 것 같다.

그래도 양손에 들고 있던 카메라는 전혀 이상이 없었다.

그 상황에서도 물에 잠길까봐 두 손을 높이 치켜든 덕분이었다.

 

이렇게 담아 보았던 장다리물떼새가 몇 년 뒤 자취를 감추었다.

현대건설이 부도가 나려고 하자 이곳의 농경지를 일반인에게 분양을 하였고,

분양된 농경지에서는 예전의 현대건설에서 영농을 하던 방법과는 전혀 다르게 농사를 짓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항공 볍씨 살포에서 이앙기로 바뀌고,

대형 콤바인에서 소형 콤바인으로 바뀌면서 장다리물떼새가 전혀 번식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변했다.

논에 듬성듬성 남아 있던 흙무더기 위에 번식을 하던 이 새는 땅의 주인이 바뀌면서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천수만을 떠났던 장다리물떼새가 오랫만에 다시 나타났다.

서산의 환경단체와 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버드랜드 주변의 일부 논과 간월호 상류 지역에 장다리물떼새가 서식하기 좋은 조건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한 달 전에 간월호 상류의 모래언덕 근처에서 한 마리를 보았는데 매일 몇 마리씩 늘어났다.

그 후 해미천 상류의 물이 낮은 곳에서 여러 마리가 모이더니

두 마리씩 짝을 이루어 먹이 활동도 하고 몸치장을 하는가 하면

여러 마리가 편대비행을 하듯 질서 있게 날아다니며 사랑을 만들어 가는 것이 관찰 되었다.

 

장다리물떼새가 모여서 데이트 하는 장면을 지켜보면 괜히 질투가 난다.

긴 다리가 너무도 아름답고 매혹적이기 때문이다.

아마 내 다리가 다른 사람에 비해 작은 이유일 것일지도 모른다.

먹이 활동을 하다가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작고 귀여운 날개를 패고 재롱을 부리며

"나 잡아 봐라" 하듯 앙증맞게 날아다니는 것을 보면 하없이 우아하고 멋지다.

긴 목과 날씬한 다리가 미끈하게 빠져 있는 모습을 보면 아름다운 아가씨가 앙드레김이 디지인한 멋진 옷을 입고

이곳에 있다한들 이 새보다 아름답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이 새는 둥지를 맨땅에 만든다.

그곳에 약간의 작은 돌들을 모아 놓고 알을 낳아 놓은 것이 전부여서 혹시라도 비가 많이 내리면

빗물에 떠내려 가거나 침수가 되어 피해를 볼 수 있다.

그래서 시기를 잘 선택해야만 번식에 성공을 거둘 수가 있다.  

올 해에는 7개의 둥지 중에서 1개가 실패를 했다.

비가 너무 내려서 둥지가 침수 된 것이다. 물이 빠진 이후에 어미새는 열흘 넘게 알을 품고 있었다.

알에서 새끼가 나올 리 없지만 두 마리가 번갈아 가며 정성스럽게 알을 품고 있는 것을 보고 너무도 안타까웠다.

거의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다른 둥지에서는 이미 부화된 아기새들이 부모새들의 보호를 받으며

먹이 활동을 하고 있었기에 그 안타까움은 더 커져만 갔다.

 

장다리물떼새는 5월 초부터 10월까지 천수만의 해미천 주변에서 만날 수 있다.

주말에 천수만 여행 중에 이 새를 만나면 자동차 안에서 조용히 관찰해야 한다.

차 밖으로 나가면 무서울을 느낀 새들이 멀리 날아가기 때문이다.

이 새들은 물위에서 깃털을 고르기 위한 몸치장을 자주 한다.

그리고는 살짝 물 위로 날아올라서 깃털 상태를 점검하는 행동을 한다.

그때에 망원렌즈가 장착된 카메라가 있다면 미리 준비하고 있다가 촬영을 하면 재미있는 영상을 담을 수 있다.

긴 다리를 쭉 펴고 날아 오르는 모습이 훨씬 매력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운이 좋으면 두 마리씩 짝을 이루어 주변을 날아다니며 사랑놀이를 하는 귀여운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갑자기 어미새가 날카로운 소리를 내자 아기새들이 엄마 가슴속으로 비집고 들어갔다.

천적인 황조롱이가 하늘에 나타난 것이다.

황조롱이는 물가에 서식하는 새들의 아기새들을 잘 잡아가는 고약한 습성이 있다.

특히 엄마와 멀리 떨어져 있는 어린 새들이 공격 대상이다.

약 30분 후 하늘을 맴돌던 황조롱이가 떠나자 아기새들이 엄마 품에서 한 마리씩 나왔다.

새끼들이 물가로 나가면 바로 옆에서 동행을 하고, 천적이 나타나거나 비가 심하게 내리면

가슴속에 새끼를 품어주는 부모새들이 함께 있는 한 이 가족은 늘 평화롭고 안전할 것이다.

 

천수만을 다시 찾아온 장다리물떼새, 올 해 태어난 아기새들이 건강하게 자라서

내년에는 더 많은 식구들과 함께 이곳을 찾아와 천수만의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아 주기를 기원해 본다.

희망방송(2016-06-30 13:38:36)
멋집니다.
담주에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
 
     2. 꼬마 물떼 새